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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의 2차 럭다운(Lockdown)으로 인한 상황

밥스1 2020. 9. 6. 15:19

올해 내가 격리한 시간을 모두 계산해보니 총 56일

+ 지난 4월 다낭에서의 1차 럭다운(Lockdown) 때 22일 
+ 지난 7월 30일부터 진행되었던 다낭의 2차 럭다운(Lockdown)과 도시 봉쇄로 인한 격리 20일
+ 한국 입국 후 행해졌던 자가격리 14일

거의 두 달에 가까운 격리를 했다. 한 해의 15%가 이렇게 사라졌음...

사실 다낭에서는 완벽한 자가격리를 하진 않았지만 마트, 약국 및 병원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곳이 문을 닫아 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그 기간 내내 혼자서 밥을 해 먹고, 집에서 혼자서 생활했어야 했는데... 처음 며칠간은 그 조용함과 여유가 좋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에 대화할 사람은 없고, 재택근무로 인해 일과 생활의 경계선이 모호해지면서 우울함이 찾아오는가 싶을 정도였다. 그래서 그때부터는 일부러 Youtube로 잘 보지 않던 한국 예능프로를 찾아서 많이 보았다. 

그래도 1차 럭다운은 그나마 견딜만했다. 당시엔 아직 다낭에 많은 외국인들과 교민들이 남아 있었고, 같은 팀에 근무하는 분이 계셔서 저녁에는 비치 근처에 걸으러 나갔다 오곤 했으니까. 하지만, 1차 럭 다운으로 이후 그에 대한 여파는 컸다. 

1차 럭다운 이전부터 이미 베트남의 국경은 완전하게 닫힌 상태였는데, 그로 인해 관광지들은 내수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수밖에 없었다. 럭 다운이 끝나자마자 수많은 호텔들은 할인을 내걸기 시작하였고 마사지와 같은 서비스 업종에서 큰 할인 폭을 제시했지만, 다낭으로 여행을 오는 베트남 여행객들은 중산층 이하의 사람들로서 소비가 크지 않았다.
이로 인해, 사업을 포기하거나 임시적으로 접은 다낭의 거주자들이 떠나기 시작하면서 빈집들은 늘어갔고, 집값은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기존 사업장이나 거주자들에겐 집 주인들이 자발적으로 세를 낮춰 제공했는데, 실제로 난 45㎡ 크기에 해당하는 원베드룸을 월 5백만(25만 원)에 지낼 수 있었고 이는 기존 가격의 50%나 싼 가격이었다.

그러나, 베트남 내 최성수기인 7월 말에 다낭 내에 갑자기 발병한 코로나로 인해 급작스레 2차 럭 다운을 시행하면서 도시는 점점 좀비 도시로 변화해 갔다. 경제적으로는 이제 회생할 수 없는 상태로 가기 시작한 것이다.

2020년 8월, 2차 럭다운과 도시 봉쇄로 좀비 도시가 된 다낭

이쯤 되니 견뎌낼 것인가, 아니면 한국으로 돌아갈까에 대한 고민이 정말 많이 되었다. 그러면서 내린 결론은, 또 다른 코로나 환자가 언젠가 나오면 다른 상황을 고려를 하기도 전에 베트남은 또다시 럭 다운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실제 다낭의 도시 봉쇄는 정부의 지시가 결정되자마자 하루 만에 시행되었음)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갈 시점이 되었다는 판단이 들었고, 그렇게 해서 6차 전세기를 이용하여 돌아왔다. 

*여기서 전세기라 함은, 다낭 한인회에서 수요인원을 조사하여 직접 항공사와 컨택 후 베트남 정부에 특별 허가를 얻은 항공기로써, 탑승자 모두 각자 개인의 자비를 들여 타고 돌아왔습니다. 대한민국 대사관/영사관 등의 정부 기관들은 특별 전세기와 관련된 어떤 업무도 진행한 적이 없습니다. 

국내에 전염병 관련 전문가들도 코로나에 대해서 강압적이라도 느낄 정도의 정부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실제 베트남은 베트남 총리가 "후진국적 대처"라고 직접 발언을 할 정도로 무식한 대처 방법을 사용하고 있고, 그들에게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한 다른 대처법은 사실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실제로 강력한 코로나 확산 방지 효과가 있었고, 베트남에 살고 있던 모든 사람들은 최소한 코로나에 대해서 만큼은 베트남을 굉장히 안전한 나라라고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후유증은 어째... ㅠ_ㅠ
숨어있던 교민들까지 포함해서 약 6천 명 가까운 교민들이 다낭에만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제 교민 방의 카운팅 숫자를 보니 200명이 채 안 되는 듯싶다. (곧 있을 9월 10일 추석 전 마지막 전세기 탑승자를 제외한 숫자) 
다낭은 전세계에서 코로나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아마도 도시가 경제적으로 회생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그래도... 
내가 자가격리를 마치고 이제야 한국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시작할 무렵, 다낭에서도 좋은 소식이 들렸다. 다행히도 9월 5일 0시부로, 다낭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되었다는 소식이 들린 것이다. 3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가 된 것인데 

2차 럭다운 완화에 관련 공식 공문


- 공공 장소, 학교, 병원 등에는 20명 이상 집결해서는 안됨.
-  축제 활동, 종교 휴가, 종교, 사당, 체육대회, 행사 등은 공공장소, 경기장, 행사 중지
- 비필수적인 사업장, 오락시설, 뷰티시설, 노래방, 마사지, 바, 댄스홀, 카지노, 공중 인터넷 서비스 제공점, 게임장 운영 중지 
- 여행 서비스 운영, 숙박시설의 호텔 및 숙박시설에서만 다른 서비스를 일시 정지하고 재숙박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함.
- 체육관, 요가, 당구장, 스포츠, 수영 활동 금지
- 음식 서비스 사업장은 배달, 온라인 주문 및 판매, 현지 배송만 할 수 있다. 즉석 손님 접대는 엄금
- 대학, 교육시설은 직접 교육 및 교육 활동을 수행한다.
- 대중 교통수단이 운행되지만, 각 차량에 대해 허가된 인원은 12명
- 3일에 한 번만 재래시장 입장 가능

별로 할수 있는 것이 없어보인다. ㅎㅎ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이 정도 조치도 완화라고 본다. 최소한 음식 포장과 배달은 되니까, 그것 만으로도 다낭 시민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이런 조치를 2단계라고 했으면 벌써 각종 매체와 언론이 난리가 났겠지ㅋㅋㅋ



한국은 정말 시민 의식이 높은 나라다.
사무실에서도 조차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국가는 전세계에서 아마도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가 국가가 강제성을 띄지 않고 행하는 2.5단계 조치에도 대체적으로 잘 따라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가끔 편의점을 지날 때마다 길 한복판에 모여 턱스크를 하고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워대는 50대 아저씨들과 아직도 주말 예배를 찾는 사람들을 볼 때면, 한숨이 그냥 절로 나온다.

이미 두 번이나 3단계를 겪어본 나로서는 한국에서도 3단계를 겪고 싶지 않다. 
3단계가 시행됨에 따라 얼마나 빠른 속도로 한 도시의 경제가 무너져가는 것을 이미 목격한 나로서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에서 다낭의 실제 상황에 대해 글을 정리하여 공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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